기획재정부가 내년 임금인상 가이드라인(2.8%)을 공표한 가운데, 기재부가 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에 임금인상 억제조항을 삽입하는 바람에 임금인상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재부가 지난달 공표한 예산편성지침 보도자료와 달리 지침전문에는 총인건비 억제를 위한 세부조항을 숨겨 놓았다"며 "임금인상률이 1%에서 1.5%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예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공대위가 올해와 내년 지침전문을 비교한 결과 △호봉별 인원변동에 따른 자연증가액을 총인건비에서 제외하고 △자연감소액은 총인건비에 포함해 산정하는 조항을 새로 넣었다. 대신 △연봉제 도입기관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하도록 한 조항은 삭제했다.
자연증가액은 근속가산금·직급수당·가족수당 등이 있다. 기재부는 올해 자연증가액과 호봉승급분을 합쳐 총인건비 예산 중 0.9% 한도에서 따로 편성하도록 했다. 그런데 내년에는 호봉승급분 외 자연증가액을 2.8% 인상률 안에 포함시키라는 것이다. 공대위는 "자연증가액이 총인건비의 1%에서 1.5%에 달해 정부 지침을 따를 경우 임금인상률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자연감소액을 총인건비에 포함시킨것에 대해서는 "자연감소액이 인상률의 기준이 되는 총인건비에서 제외되면서 중도퇴직자가 발생한 기관 직원들은 총인건비 인상액 산정시 불이익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봉제 기관에 대한 조항을 삭제한 것도 논란이다. 연봉제 도입기관은 호봉증가분을 인정받지 못해 근속에 따른 호봉증가에 준한 임금인상액을 2.8%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공대위는 "연봉제 시행기관은 호봉표를 두는 대신 연간 일정액을 임금인상에 반영했는데, 내년에는 연봉제 기관에 대한 호봉승급분이 제도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추가 인상이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지침에 따라 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부당하게 추가적으로 임금을 통제해서는 안 된다"며 "기재부가 공대위와의 노정교섭을 거부할 경우 대정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공지사항
작성일 : 2012-12-17